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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후 방심 금물"… 전립선 비대증의 주요 증상과 치료법은? [인터뷰]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존재하는 생식 부속기관으로, 정액 성분을 분비해 정자의 이동과 생존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여한다. 위치는 방광 아래이자 요도의 첫 구간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뇨와 생식 기능 모두에 영향을 준다. 청년기에는 크기 변화가 거의 없지만, 중년 이후에는 호르몬 변화와 조직 증식으로 인해 부피가 커질 수 있으며, 이때 요도 압박으로 배뇨 속도 저하·야간뇨·잔뇨감 등이 나타난다. 특히 전립선 비대증은 방치 시 요로 감염, 방광 기능 저하, 심하면 신장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비뇨의학과 전문의 이준민 원장(서울수비뇨의학과의원)과 함께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부터 진단, 수술, 생활 습관까지 남성이 꼭 알아야 할 전립선 건강 정보를 자세히 짚어본다.
q. 전립선은 어떤 기능을 하는 기관인가요?
전립선은 작고 단단한 분비샘으로, 생식 기능과 배뇨 기능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입니다. 내부에서는 정액의 일부를 구성하는 분비액이 생성되며, 이 분비액은 정자가 이동하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과 환경을 제공합니다. 구조적으로 방광 아랫부분에서 요도를 감싸는 튜브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크기는 일반적으로 호두만큼 작고 무게는 약 20g 정도입니다. 정상적인 경우 이처럼 작고 균형 있게 유지되지만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경우 요도를 압박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배뇨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이 있습니다.
q.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어떻게 다른 질환인가요?
두 질환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정상적인 전립선 세포가 커지는 비정상적인 증식 현상입니다. 반면, 전립선암은 악성 종양 세포가 생기고 증식하는 암성 변화입니다. 두 질환이 모두 진행되면 요도를 압박하게 되어 배뇨 장애를 유발할 수 있지만,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40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전립선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를 진행하나요?
전립선 관련 검사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직장 수지 검사입니다. 의사가 직접 환자분의 전립선을 촉지하는 방법인데요. 처음 이 검사를 받으시는 분들은 낯설고 당황스러워하거나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지만, 검사 시 마취제를 사용해 최대한 부드럽고 편안하게 진행되므로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검사를 통해 전립선의 단단함(경도)이나 대략적인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소변 검사입니다. 소변을 통해 혈뇨나 염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요속(소변의 흐름 속도)이나 잔뇨량 등을 평가하여 전반적인 배뇨 상태를 간단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psa 검사입니다. 전립선 특이 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을 측정하는 혈액 검사인데요, 전립선암이 있을 경우 전립선 세포가 파괴되면서 psa 수치가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전립선 초음파 검사입니다. 항문을 통해 초음파 기기를 삽입하여 전립선의 크기, 모양, 그리고 정액 소포의 상태 등을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네 가지 검사를 바탕으로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전립선 조직 검사(생검)를 추가로 시행하게 됩니다.
q.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폐쇄 증상, 즉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하여 발생하는 배뇨 증상입니다. 둘째는 저장 증상으로, 소변을 저장하고 참는 기능과 관련된 방광 증상입니다. 배뇨 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소변이 한참 있다가 나오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는 등의 불편함이 포함됩니다. 이는 마치 튜브에 계속 바람을 넣으면 튜브가 팽창하면서 중심부가 눌리는 것처럼, 전립선이 안쪽으로 커지며 요도를 좁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저장 증상은 방광 근육과 관련이 있습니다. 전립선이 커져 요도가 좁아지면 방광은 소변을 밀어내기 위해 더 강하게 수축해야 하고, 이로 인해 근육이 비대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이 단단해지고 커지듯, 방광도 자주 수축하게 되면 두꺼워지지만, 방광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탄력성'은 오히려 떨어지게 됩니다. 방광의 탄력성이 줄어들면 소변이 조금만 차도 자주 마렵거나, 갑자기 급하게 소변이 마렵거나, 야간뇨로 인해 자주 잠에서 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뇨기과에서는 이러한 증상들을 파악하기 위해 ipss(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라는 설문지를 사용합니다. 점수화된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계획하게 됩니다. 결국, 근육이 어디에 생기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방광에서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죠.
q.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나요?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은 발생하는 위치도 다르고, 병의 원인도 다르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한다고 해서 그것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간혹 전립선 비대증과 전립선암이 동시에 공존하는 경우가 있고, 이럴 때는 전립선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전립선암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두 질환을 조기에 구별하고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단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먼저 약물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먼저 고려합니다.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방광 결석이 동반된 경우, 과도한 잔뇨로 인해 요로 감염이 반복되는 경우,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등입니다.
이러한 응급 또는 복합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보통은 다음과 같은 약물 치료를 단계적으로 시도하게 됩니다. 알파 차단제는 압박된 요도를 이완시켜 소변 흐름을 개선합니다.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전립선의 크기가 30g 이상인 경우,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데 사용됩니다. 항콜린제는 과민한 방광을 진정시켜 저장 증상을 완화합니다. 이 약물들은 환자의 증상과 전립선 상태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되며, 일정 기간 치료 후에도 증상 개선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q. 최근에는 어떤 수술법으로 전립성 비대증을 치료하는지 궁금합니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은 전통적인 방식과 최근에 새롭게 소개된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전통적인 수술법으로는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이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해 전립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절제하는 방식입니다. 또는 '홀뮴 레이저 전립선 절제술(holep)'이라는 수술도 있는데, 이 역시 전립선을 물리적으로 깎아내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들은 전립선을 직접 절제하기 때문에 침습적이긴 하지만, 전립선 크기가 80g 이상으로 많이 커진 중증 환자에게는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몸에 덜 부담이 되는 수술법들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을 이용해 막힌 전립선을 들어 올려 넓혀주는 '전립선 결찰술(결수술)', 또는 천연 수증기를 이용해 전립선을 안전하게 수축시키는 '리즘 수술'이 있습니다. 특히 리즘 수술은 15분 내외로 짧고 간단한 시술이기 때문에, 경증 또는 중등도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수술 시에는 척추 마취를 하게 되며, 대부분은 통증 없이 진행됩니다. 실제 수술 시간도 짧고 회복도 빠른 편이라, 직장인이라면 반차 정도 내고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마취 회복 등을 포함해서 병원에 머무는 시간은 보통 5~6시간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술 자체는 매우 간단한 편이라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q.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성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적절하게 받았을 경우, 발기력 자체가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전립선암 수술과는 다르게, 전립선 비대증 수술은 전립선을 전부 적출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수술에서는 사정 기능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립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으면, 정액이 요도를 통해 밖으로 나오는 대신 방광 쪽으로 역류하는 '역행성 사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사정은 되지만 정액이 나오지 않고, 사정 시의 쾌감도 다소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립선 결찰술이나 리줌 수술 같은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고, 이 수술들은 발기력 저하나 역행성 사정 같은 부작용이 매우 드문 편이라,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어도 성기능이나 성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하고, 본인의 삶의 질에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 수술 후 회복은 얼마나 걸리고, 어떤 부분에 주의해야 하나요?
전립선 수술은 대부분 절개가 필요 없는 내시경 수술이기 때문에, 다른 일반 수술에 비해 회복이 훨씬 빠른 편입니다. 특히 전립선 결찰술이나 리줌 수술 같은 최소 침습 수술의 경우, 당일 수술 후 바로 퇴원도 가능하고 회복 속도도 빠릅니다.
전통적인 전립선 절제 수술을 하셨을 경우에도 보통 3~4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술 직후에는 아직 조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배에 힘을 과도하게 주는 행동, 무거운 물건 들기, 코어 운동, 윗몸 일으키기 등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런 활동은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벼운 일상생활은 대부분 가능하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q.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생활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전립선에 좋은 음식은 토마토입니다. 토마토의 붉은 색소 성분인 라이코펜이라는 붉은 색소 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익혀서 먹는 것이 흡수율이 더 좋고, 생으로 먹을 때는 아몬드나 식물성 기름 등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에 도움이 됩니다. 브로콜리, 등 푸른 생선 등도 전립선에 좋은 식품입니다.
반면, 소변을 자주 본다면 술, 커피, 맵고 짠 음식, 인스턴트식품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소변을 보고 얼마 안 되어 다시 마려울 때는 1~2분만 참고 기다리면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3~4시간 간격으로 배뇨를 하려고 노력해 보고, 너무 어렵다면 항콜린제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야간뇨가 심할 경우 자기 2시간 전부터는 수분 섭취를 줄이고, 잠들기 전에는 꼭 소변을 보고 잘 것을 권합니다.
q. 배뇨 후 속옷이 젖는 증상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소변을 다 보고 나서도 몇 방울씩 떨어지는 증상은 '배뇨 점적'이라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케겔 운동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항문을 조였다가 1~2초 유지 후 이완하고, 다시 조였다가 1~2초 유지 후 이완하는 과정을 하루에 3~5분 정도 반복하면 됩니다. 요가 수업에서도 가끔 포함되는 동작이고,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요실금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특별한 시간 없이도 틈틈이 할 수 있으니 꾸준히 실천해 보길 권합니다.
q. 전립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중년 남성이 꼭 기억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수술법이 훨씬 간단해졌고, 다양한 약물 치료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40세 이상 남성의 경우,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배뇨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기기보다는,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전립선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 김민지 건강 전문 아나운서